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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Life/Book

그림 그리고 싶은 날 : 스케치북 프로젝트

by 타비몽 2020. 6. 20.

그림 그리고 싶은 날

 

 

지금까지 생각했던 "그림"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게 해준 책이다.
무조건 이쁘고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야만 멋진 그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순한 드로잉도 크로키도 라인없는 색으로만 채워진 덩어리(?)도 쌓이고 쌓이면 멋지고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그림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에게 그림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주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작가 자신의 다양한 콘셉트로 엮여진 스케치북을 소개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게 여행지에서의 스케치이다. 사진과는 또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으며 인증샷만 찍고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는 빠듯한 여행보다 그림 그리는 그 순간의 그 장소, 사람들의 행동, 풍경 등이 기억에 하나 하나 새길만큼 여유로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작가의 이런 여행스케치법을 나도 다음 여행에서 꼭 한번쯤은 따라 해보고 싶어졌다.

다양한 콘셉트로 드로잉 연습을 권하는 작가는 정말 이것 저것 가리는 것 없이 다양한 사물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위의 사진은 한 졸업앨범의 얼굴들을 드로잉한 것이다. 단순한 라인으로만 그려진 그림이지만, 이 얼마나 개성있고 재미있는 그림인가?!

묵직한 덩어리는 어떠한 묘사를 하지 않아도, 어떠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때로는 절제미가 최고의 아름다움이 된다. 'Simple is the best!'는 언제나 진리로 통한다.
p.147

선 없이 면 만으로 형태를 그리는 것 또한 꽤 흥미롭다. 작가는 꼭 세밀하고 똑같이 그리려고 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물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제시하면서 그림에 대한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기를 권하는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전시회의 카달로그나, 부엌 찬장에 있음직한 식료품 패키지, 가을 길거리에 떨어진 낙엽들, 해변가의 사람들, 커피 도구들, 다양한 로고들, 그림일기, 여행스케치 등등 작가는 정말 다양한 콘셉트로 드로잉을 한 예를 보여주는데 하나하나 꽤 흥미롭고 색다르다.
그리고 스케치북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는 작가는 이 책의 마지막에 짤막하게 스케치북을 만드는 방법도 알려준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스케치북을 원하는 이들은 한번쯤 따라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책상 서랍에 짱박혀 있던 작은 노트를 꺼내 당장이라도 나만의 콘셉트로 스케치북을 만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지금부터 그림을 그려보려 한다. ^_^v

'모든 사소한 것들도 쌓이면 작품이 된다'

모든 작품들은 그렇게 시작된다. 일기 한 편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지만, 여러 편의 일기를 묶은 책 한 권은 위로가 되는 에세이가 될 수 있다. 낙서 한 장으로 색깔을 드러낼 수 없지만, 낙서 한 권은 개성 있는 작품이 된다. 드로잉도 마찬가지다. 드로잉 한 장은 주목받을 수 없지만, 드로잉 한 권은 가치를 지닌다.

p. 028 ~ 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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